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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루카 2,11)

2023년을 보내며 올 한 해 아르쿠스를 찾아와주신 모든 앨라이들에게 기쁜 인사를 전합니다.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우리는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지나 예수성탄대축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2023년은 마음이 아픈 일들이 일어난 해였습니다. 성소수자의 든든한 벗이 되어 주었던 임보라 목사를 떠나 보내기도 했고, 혐오세력에 의해 매년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열던 서울광장에서 쫓겨나 힘겹게 퀴어문화축제를 하기도 했으며, 감리교에는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고 성소수자를 위한 목회를 한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가 출교 조치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희망찬 일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법원은 인권수호의 최후 보루로서 동성 배우자의 법률적 지위를 인정하여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인정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고,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트랜스젠더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입문인 세례성사를 받을 수 있고 동시에 세례성사의 대부모가 될 수 있다는 전향적 대답을 내놓기도 했고, 또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를 환영하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을 인용하며 동성커플의 축복을 허용하는 교리선언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는 10월부터 인천교구에서도 월례미사를 봉헌 하였고, 서울을 시작으로 인천과 경남 퀴어문화축제에서 가톨릭부스를 열어 연대의 장을 넓혔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우리 사회 안에서, 그리고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서 계속 되어 왔습니다. 여전히 성정체성을 정신질환으로 여기거나, 전환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입니다.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는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모든 소수자들이 경험하는 혐오와 차별을 바라보며 똑같이 아픔을 느낍니다.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는 내년에도 교회의 가르침과 보편인권 영역 안에서 성소수자,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 모든 소수자들의 아픔에 함께 연대하며, 서로에게 든든한 앨라이가 되어주고 예수님의 평등한 식탁을 넓혀가고자 합니다. 함께 힘을 보태주십시오.

교회에 상처받았던 여러분에게, 벽장 속에서 벽장 문을 박차고 일어설지 말지 고민하고 있던 여러분에게, 모두를 위한 성중립 화장실이 존재하지 않아 갈증도 참고 화장실 가는 것을 참아야했던 여러분에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말할 수 없고 사랑하는 이를 남 모르게 떠나보내야 했던 여러분에게, 그리고 올 한 해를 잘 견디어 낸 여러분에게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는 따뜻한 연말 인사를 건넵니다.

당신의 삶에 함께 하시고자, 우리의 위로자가 되어주시고 연대하시고자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의 식탁에 초대된 모든 이들이여, 우리는 이미 새로운 시간을 살아가고 있고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부디 힘을 내십시오.

2023년 12월 23일

예수님 탄생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며 가톨릭앨라이 아르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