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사제라는 것들은 대낮에 거꾸러지고 밤에는 예언자도 함께 거꾸러지리라. 이 백성은 너희 때문에 망한다.” (호세4,5)

인권 주일을 앞두고 참담한 소식이 들려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의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성소수자를 축복하고, 정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에 대해 '출교'을 선고했다. 감리교는 과거 변선환 학장에 대한 출교 조치로 부끄러운 역사를 만들었듯, 이동환 목사를 출교시켜 또 한 번 부끄러운 역사를 갱신하였다. 감리교가 그동안 한국 사회에 끼친 선한 영향력을 돌아본다면 이 결정은 하느님 나라를 일구려 노력해온 감리교의 자매형제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감리교는 두 번에 걸쳐 ‘사회신경’을 결의하고 실천해왔고, ‘사회신경’은 이 땅을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한 감리교의 다짐이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에게 자유와 인권이 있음을 믿는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유롭고 평등하기 때문에 성별, 연령, 계급, 지역, 인종 등의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배격하며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 건설에 헌신한다.”

감리교는 2023년 12월 8일 자신들이 지켜온 자긍심을 스스로 허물어버리고 말았다. 과연 교회는 무엇인가? 우리는 알고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는 우리의 신앙고백이 모인 자리이고, 공동체이고, 함께 나누는 식탁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두를 어떠한 조건 없이 초대한 식탁이 곧 교회임을 우리는 알고있다.

이 나눔의 식탁에서 누군가를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비혼모라는 이유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배제한다면 그 식탁이 예수님께서 마련하신 식탁일 수 있겠는가. 예수님의 식탁에는 어떠한 차별도 배제도 있어서는 안된다. 감리교는 신앙의 선배들이 마련한 ‘사회신경’을 다시 성찰하고, 이 부끄러운 퇴행의 역사를 갱신하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기본적 권리는 그리스도교가 수호해야 하는 하나의 계시다. 감리교는 NCCK 소속 교단으로 인권주일을 지켜왔다. 이동환 목사 출교를 선고한 감리교는 더 이상 인간의 기본적 권리, 성소수자도 똑같이 갖고 있는 인권을 수호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과 다름 없다. 하느님 나라를 일구려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노력해온 감리교 자매형제들을 우롱하며, 혐오와 배제의 논리 앞에 스스로 무너져 버린 감리교를 안타까워 하는 마음으로, 또 그들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며 더는 하느님 앞에서 죄를 짓지 않기를 바라는 가톨릭교회 신자인 우리들은 이렇게 말한다.

감리교는 성소수자의 삶을 부정하고 혐오하는데 앞장서지 말고, 예수님의 식탁에 둘러앉아 성소수자와 함께 예수님의 빵을 나누어야 한다.

이동환 목사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신을 지운다고해서 이 선교가 끝날 수는 없다.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이동환 목사와 함께 연대 할 것이다. 하느님의 정의는 '교리와 장정' 그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10일

주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2주 인권주일을 맞이하여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