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아, 우리가 너를 부른다>
“주님의 날이 마치 밤중의 도둑같이 온다는 것을 여러분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테살 5,2 공동번역)
보수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법부는 종종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만들어냅니다. 헌법재판소가 호주제 폐지를 합헌으로 판결하고, 헌정사상 최초로 헌법 수호의 의지가 없는 대통령을 파면했으며, 대법원이 과거 군형법 92조 6항 위반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 했던 것처럼, 오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인권을 보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소성욱씨와 그의 배우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하여 더 넓고 다양한 가족 형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판결은 우리나라의 사법 안에서 성소수자들이 가족을 이룰 권리를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판례로 남을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사회보장 영역에서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 첫 발을 내딛는 오늘,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기뻐합니다.
가톨릭교회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마르 12,32) 라는 말씀을 바탕으로 “모든 형태의 차별이 극복되고 제거되어야 한다” (사목헌장 29항) 고 가르칩니다.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는 이번 판결이 교회의 가르침, 특히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을 존엄하고 평등하게 창조하셨다는 가르침에 일치한다고 여깁니다.
이제 입법부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입법부는 모든 국민이 차별없이 동등하게 대우 받으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야합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입법부에 성소수자 및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그 시작점인 ‘차별금지법’을 신속히 제정할 것을 주문합니다.
우리는 오늘의 승리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평등한 식탁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감사의 만찬을 나눌 때까지 견디고 이겨낼 것입니다.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리라. 땅에서는 진실이 돋아 나오고 하늘에선 정의가 굽어보리라.”(시편 85,10-11,13)
2024.07.18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